♡......나의 낙서.....♡

어느날

영아♡ 2018. 3. 5. 00:35

18 |추천 0 | 2002.07.09. 12:38

    2002.07.09. 12:38




어느날......난
집안일하는 것이 싫어졌습니다.
"'얘야 나, 왜 그러지 예전에는 잘했는데'

"예전에 어머니는 집안일을 즐기면서 하셨던 것 같아요"
"응 맞아. 그랬었지..그런데 말이야....."
요즘은...정말 하기 싫어집니다.

"가고파"의 염원처럼 내 마음의 안식처
부르는 이 없어도
시간만 나면 산과 바다로 달려가고 싶어집니다.

어린시절 바닷가에서 자란 나
여권이 주어지면 산이 있고 바다가 있는곳에 가서 살고싶은
한 조각의 꿈이 있는......나
가끔 산과 바다를 보려 갑니다.

노을이 숨어버린 서해안 갯벌
걸어오는 한쌍의 부부를 보았습니다.
양손에 바구니를 들고 힘에 겨워 지친 모습
남편은 먼저 와 들고온 조개바구니를 놓고
달려가 부인의 것을 받아들고 오는 눈부신 풍경!

한쌍의 두루미같은 부부라고나 할까.
제 눈에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잠시......
눈을 감고 난, 갯마을 아낙네로 떠올려봅니다.
아무 갈등없이 갯벌에 파무쳐 조개들과
대화하며 기어가는 꽃게들을 벗삼아
자연속의 나를 맞겨봅니다.
입가에 미소가 흐릅니다.......

그러나 .... 반면,
그 미소를 지우는
어느 드라마 중년의 부부 대사
"우리가 미치지 않고서야 사랑하겠어?"
정신이 번뜩 듭니다.
비참함도 아닌 왠지 모를 씁쓸함이
밀려옵니다.

내가 꿈꾸던 것은 바다가 보인는 곳에
통나무 집을짓고.....
검게 그을린 바닷가의 아낙네의 모습이었는데...
현실은 시커먼 TV 속 드라마 같습니다.

세월의 소리없는 흐름에 여기에 밀려온 나
드라마 같은 현실에 후회와 자책도 있었고
나름대로 뿌듯함과 보람도 있었지만
그 어느 곳에도 풍경처럼 아름다운 행복은
없었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행복은 없습니다.
주어진 내 삶에서....
쥔 듯하면 손가락 사이로
'나 잡아봐라...!'
놀리듯이 사라져 버립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해보는 것이
감히 넘볼수 없는
행복이라는 금기에 다가서는
나의 유일한 방법입니다.

비록 한쌍의 두루미로 보인
부부처럼 영원히 살지 못하더라도
내 꿈을 다 이룰 수는 없어도
아름다운 꿈꿀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것에
그저... 감사하는 오늘입니다.

이것이 금기(=행복)에 다가서는 나의 유일한 방법입니다.